2년 전, 경기도 용인 공장 경매 낙찰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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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울한 경제 상황이 연일 펼쳐지고 있다.

유가는 배럴당 20불 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비관론이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원 / 달러 환율은 다시 1,200원 대로 올라섰다.

우리 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증시가 작살난 건 새삼 새로운 얘기는 아닐터.

 

 

애초에 이 정부의 경제팀의 전문성 및 자질을 그리 신뢰하지 않았고 부동산 팔라는 현미 누나의 경고도 무시했었으며 부동산 임대사업자에 대한 혜택을 준다는 소리도 믿지 않았기에 이 역시 가볍게 패스. (역시나 믿지 않길 잘했다!)

무려 8년을 묶어두고 있으라고? 8년이란 긴 시간동안 내 자산을 내 마음대로 하지 못한다는 ‘불확실성’은 너무 risky 하지 않나? 그냥 양도세 내고 내가 원하는 시점에 팔고 말지..

그래서 난 일찌감치 ‘법인’ (부동산 임대 법인이 아닌, 일반 제조 법인) 에 주목했고 우연히 연이 닿아 작은 기업에 지분 투자를 하여 주요 주주의 반열에 올라섰다. 이게 벌써 몇 년 전 일이고 오늘 소개하는 경매 낙찰 건도 벌써 2년 전 일임.

(부동산 특화된 법인도 결국, 정부 및 국세청의 target이 되지 않을까라는 게 내 생각임)

앞으로는 일반 제조 법인을 이용해 부동산 투자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런저런 물건들을 찾기 시작했고 기존 업과의 시너지, 부동산 지가의 장기 성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경기도 용인 지역의 공장 건물 및 토지를 뒤졌다.

금액은 20~30억 안팎으로.

그리하여 부동산을 통해 몇몇 물건을 소개 받았으나 꼭 한 두 가지씩은 흠이 있더라… (진입로가 불편하다던지, 대지 모양이 반듯하지 않다던지…)

그러다가 경매 예정인 한 물건을 우연히 접하게 됨.

현재 거래 중인 고객사와도 매우 가깝고 (차로 10분 내 거리) 무엇보다 대지가 크며, 공장 바로 앞에 버스정류장까지 있어서 접근성 또한 굿이었다.

버스정류장까지 있다면 입지는 걱정 안해도 될 터.

자연녹지지역이라 건폐율 제한이 빡세긴 한데 용인 처인구 쪽은 어쩔 수 없으니 그냥 넘어가는 걸로.

 

 

혹시나 모를 미연의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해당 물건지를 방문하여 복잡한 사항은 없는지 직접 체크해보기로 했다.

아무래도 난 상대적으로 나이가 어린(?) 축에 속하기에 상대방 측이 대응을 제대로 안해줄 것을 대비하여 대표님을 대동하고 물건지로 찾아감.

“경매 때문에 사장님 뵈러 왔습니다” 라고 정중히 말씀 드렸는데 생각보다 매우 호의적으로 맞이해주셔서 좀 놀랐음.

보통은 볼 일 없다고 쫓아내거나 경계를 하기 마련인데 말이다.

어쨌든, 차 한 잔 대접 받으면서 이런저런 대화를 나눴는데 상대 측 사장님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좀 특이했다. 사업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했으니 토지 및 건물이 경매에 넘어갔을 터인데 그런것치곤 매우 여유 있었다.

‘사업 어떠세요’ 물어봐도 괜찮다는 답변.

아이템 자체가 불황을 크게 타지 않는단다.

사업적으로 괜찮은데 왜 경매에 넘어갔을까? 고의로 경매 넘기는 건인가?

어딘가 이상했다.

(이상한 정황들이 몇 가지 포착되었지만 굳이 밝히지는 않겠음)

건물과 토지의 채권액 합계가 60억을 넘어가는 물건.

임차인은 대항력이 없고 권리관계는 내가 인수만 하면 소멸하기에 어렵지 않다.

그 쪽 사장님이 우리를 여러 차례 떠본다.

‘이 물건 경매 들어오실꺼에요?’

‘여기 위치가 별로에요. 겨울에 춥고 블라블라~~~’

난,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할 지 모르겠네요’라고 일단 회피.

그랬더니 이 주변에 다른 좋은 물건이 있다고 당신이 아는 부동산이라며 명함을 하나 건네주는데 그리 신뢰가 가진 않았음.

어렵게 찾아간 김에 임차인도 만나서 이런저런 얘기를 듣는 등 하여튼, 뭔가 묘했던 접선(?)을 뒤로 하고 회사로 복귀함.

얼마가 적정한 지는 신의 영역이라 고민에 고민을 거듭함.

 

 

주변에서 거래됐던 공장 & 대지의 평당 가격은 수십차례 따져봐서 아예 외울 지경. 이제 얼마를 써내는 지가 문제.

대략적인 guideline은 마음 속으로 정했고 최종 입찰 가격은 현장에서 결정하기로 하고 경매가 진행될 수원지방법원 본원으로 출발!

내가 입찰할 물건은 앞에서 2~3번째로 기억함. 하여튼 매우 앞 순번이었음.

한 시간 전에 미리 도착해서 경매법원 여기저기를 어슬렁거리고 있는데 현장에

현 소유자 & 채무자가 나와 있는게 아닌가? 더구나 임차인도 함께였는데 둘이 매우매우 친한 모습.

현장에 갔을 때도 이상했던 게 현 채무자의 아이템과 임차인의 아이템이 거의 일치해서 이게 뭐지 싶었는데…

가뜩이나 복잡했던 머리 속이 더욱 혼란스러워졌다.

상황을 보아 하니 현 임차인이 경매에 참여하는 것으로 보였다.

돈 없는 채무자 (실제 돈이 있는지 없는지는 아무도 모르겠지..ㅎㅎ) 가 경매에 입찰하진 않을테니 말이다.

아마 그 쪽에서도 우리를 보고 당황스럽긴 마찬가지겠지.

침착하자… 침착하자.. 라고 주문을 외우고 냉정을 되찾았다.

결국 내가 마음 속으로 정해놨던 target price보다 조금 높여서 써내기로 결정.

어느새 우리 차례.

경매는 낙찰된 금액이 발표되는데 내가 써낸 금액이 차순위금액과 불과 2천만원 가량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음!!!

 

 

거의 25억에 달하는 물건인데 2천만원 차이면 정말 종이 한 장 차이임.

경매법정이 잠시 술렁거렸고 우리 측은 무척 떨렸지만 내색하지 않으며 경락대출 취급하는 아줌마들의 명함 뭉탱이를 받아들고 조용히 법정 밖을 빠져나왔다.

 

 

법원 인근에서 승리의 점심 만찬을 하고 나서 회사로 복귀하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예상대로 현 소유자이신 사장님의 전화였음.

‘축하드립니다’ 라고 하긴 하는데 어딘가 모르게 맥이 빠진듯한 말투.

그쪽 사장님의 사업 아이템 특성 상,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기란 쉽지 않을 거라고 미리 파악한 나는 우리가 물건지로 직접 입주해서 사업을 할 수 있는 상황이될 수도 있기 때문에 2달 내에 비워주셔야 할 지도 모른다고 은근슬쩍 압박을 가했음.

그랬더니 절대 안된다고 펄쩍 뛰는 그.

조만간 어떻게 할지를 결정해서 알려드리겠다고 말씀 드리고 전화를 끊었다.

주거래은행의 대출 조건과 법원에서 만난 아줌마들이 건네준 명함 속의 대출 조건을 비교해봤고 용인 지역 인근의 평당 임대료가 어떤지 미리 파악한 다음, 그 분과 원만히 임대 계약을 체결했음.

내가 생각했던 임대료보다는 조금 적은 금액이었지만 내 의견을 전부 다 관철하는 건 욕심이었고 어쨌든, 대출이자를 제하고도 상당한 금액을 임대료로 수취할 수 있었으며 지금도 날짜 한 번 어기지 않고 제 날짜에 꼬박꼬박 법인 통장에 입금되고 있음.

원래 본인 땅에 사업하셨던지라 임대료 걱정 없으셨을텐데 이제는 타인 명의의 땅에 임차인 신분으로서 매월 임대비를 지불하는 게 매우매우 아깝겠지만 어쩌겠는가. 이게 자본주의 생리지.

경매잔금을 납부하고 나서 몇개월이 지났나..

물건지에서 멀지 않은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에서 SK하이닉스가 반도체 클러스터를 육성한다는 기사가 뜨는 게 아닌가.

 

 

아는 부동산에 전화해보니, 불과 몇개월 전만 하더라도 널려 있던 인근 공장 매물들이 쏙 들어갔다는 소식과 함께 가격 또한 엄청나게 뛰었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을 수 있었음.

이건 순전히 운이 좋았음. 내가 하이닉스 향후 입지까지 어떻게 안단 말인가.

지금은 이런 저런 부동산 규제 때문에 경락대출이라 하더라도 대출 받을 수 있는 한도 자체가 과거와 다르게 크게 줄어들었고 다른 부대 조건 또한 그리 좋지 않음.

이 경매 건 하나 때문에 아파트 같은 주거용 부동산에만 쏠려 있던 내 시선이 땅덩어리가 큰 공장 건물 및 빌딩으로 넓혀짐.

오늘은 여기까지.

Regards,

Brandon